어제의 초조함이, 물가 지표 한 장으로 누그러졌습니다(assuage). 노동부가 내놓은 7월 소비자물가(CPI)는 헤드라인 기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4%로 — 6월의 소폭 하락(−0.4%) 뒤 완만하게 반등하며 시장 컨센서스에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근원(core, 식품·에너지 제외) 물가도 월 +0.2%·연 2.5%로 예상치에 부합했지요.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르지 않는 이 온건한(benign) 숫자에, 물가 압력이 계속 누그러지고(abate) 있다는 안도가 번졌습니다. 화요일까지 관망하던 증시는 S&P500이 약 +0.3%, 나스닥이 약 +0.5% 오르며 지난주 사상 최고 부근으로 되돌아섰고 — 다우만 보합권에 머물렀습니다.
랠리에 잠시 숨 돌릴 틈(reprieve)을 준 건 물가만이 아닙니다. 여러 기술기업의 호실적이 투자심리를 받쳐 주며 지수를 밀어 올렸지요. 시장이 이 수치에서 읽어 낸 함의는 분명합니다 — 물가가 '충분히 식었다'는 확인은, 연준(Fed)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길을 예고하는(augur) 신호라는 것. 물론 3.4%라는 숫자가 연준의 2% 목표에 견주면 아직 높다는 점, 호르무즈발 유가 불안이 다음 달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남은 변수입니다. 그럼에도 오늘의 시장은, 예상대로 나온 숫자 하나에 안도하며 한 계단을 다시 올라섰습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assuage | /əˈsweɪdʒ/ | v. (불안·고통을) 누그러뜨리다, 달래다 |
| benign | /bɪˈnaɪn/ | adj. 온화한, 유순한; (의학) 양성의 |
| abate | /əˈbeɪt/ | v. (기세가) 약해지다, 누그러지다 |
| reprieve | /rɪˈpriːv/ | n. 일시적 유예, 한숨 돌림; 집행유예 |
| augur | /ˈɔːɡər/ | v. 전조가 되다, 예고하다 (augur well/ill) |
세계가 쌓아 둔 원유 재고를,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태우고 있습니다. 7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닫은 뒤 유조선 통항은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 확인된 해협 통과 선박은 금요일 15척에서 토요일 11척, 일요일 6척으로 계속 줄어들었지요(dwindle). 사우디 아람코 CEO는 이번 전쟁으로 세계 공급에서 26억 배럴의 원유가 증발했다고 밝혔고, 미국 전략비축유(SPR)는 3억 배럴 아래로 고갈되며(deplete) 198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세계 원유의 대동맥 하나가 막히자, 각국이 저장고를 헐어 하루하루를 버티는 형국입니다.
출구가 없지는 않습니다. 이란은 오만과 '임시 항로'를 통해 해협을 관리하는 방안의 합의가 "매우 임박했다"고 했지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배상'이라는 새 조건을 얹으며 협상의 문턱을 다시 높였고,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계속되는 한 재개의 조건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봉쇄 해제를 전제 조건으로 못 박았습니다(predicate). 봉쇄라는 지렛대를 서로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완강한(obstinate) 힘겨루기 — 통항 재개를 볼모 삼은 이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 길어질수록, 태워 없어지는 재고와 함께 시장의 불안도 함께 쌓여 갑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deplete | /dɪˈpliːt/ | v. 고갈시키다, 대폭 감소시키다 |
| dwindle | /ˈdwɪndl/ | v. 점점 줄어들다, 감소하다 |
| brinkmanship | /ˈbrɪŋkmənʃɪp/ | n. 벼랑 끝 전술 |
| obstinate | /ˈɒbstɪnət/ | adj. 완고한, 고집스러운 |
| predicate | /ˈprɛdɪkeɪt/ | v. (~ on) …에 근거를 두다, …을 조건으로 하다 |
휴전의 다음 단계로 가는 길목에서, 이스라엘이 계속 발을 버티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15개항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계획을 거부한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 노선을 굽히지 않습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우리 국민과 병사에 대한 어떤 위협도 계속 무력화하겠다"고 했고, 네타냐후는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하기 전에는 현재 전선에서 병력을 빼지 않겠다는 반항적인(truculent)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어제까지의 팽팽한 대치는 오늘도 풀리지 않은 채 교착(stalemate)으로 굳어 가는 모양새입니다.
이 완강함의 배경에는 궁지에 몰린(beleaguered) 국내 정치가 있습니다. 10월 27일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네타냐후는 '2단계로 나아가라'는 미국 동맹의 압박과 '가자를 더 장악하라'는 극우 연정 파트너의 압박 사이에 끼여 있지요. 비판자들은 그가 철군 시점을 자꾸 얼버무리며(prevaricate) 총선 때까지 시간을 끈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지연이 어렵게 쌓아 온 휴전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imperil)는 점입니다 — 200만 넘는 가자 주민의 하루하루가, 예루살렘의 정치 시계에 인질처럼 매여 있습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beleaguered | /bɪˈliːɡərd/ | adj. 궁지에 몰린, 포위된, 시달리는 |
| truculent | /ˈtrʌkjələnt/ | adj. 반항적인, 대들 듯한, 호전적인 |
| prevaricate | /prɪˈværɪkeɪt/ | v. 얼버무리다, 발뺌하다 |
| imperil | /ɪmˈpɛrəl/ | v. 위태롭게 하다, 위험에 빠뜨리다 |
| stalemate | /ˈsteɪlmeɪt/ | n. 교착 상태, 수렁; (체스) 무승부 |
전선의 소모전 한복판에서, 키이우가 협상 테이블 위에 종이 한 장을 올려놓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월 11일 밤 영상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 협상단 —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 — 에게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제안서를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이 화해의 손짓(overture)의 핵심은 둘입니다. 방공(air defence)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을 강화하고, 러시아가 전쟁을 '연장'이 아니라 '종결'로 마음먹도록 미국이 압박해 달라는 것. 워싱턴이 중재자로 나서(broker) 러시아의 셈법 자체를 바꿔 주길 바라는 요청인 셈입니다.
물꼬가 쉽게 트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오래 끌어 온(protracted) 전쟁의 교착은, 점령지에서 한 뼘도 물러설 뜻이 없는 러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지요 — 모스크바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도하고(cede) '근본 원인'을 인정하라 요구합니다. 그사이 러시아의 미사일·드론·활공폭탄은 여러 도시에서 최소 10명의 민간인 목숨을 앗아 갔고, 러시아 국방부는 하르키우주 보댜네를 '해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협상단이 조만간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오갈 것으로 전해지는 지금, 젤렌스키의 제안서가 4년 반 만의 종전 외교에 새 추동력(impetus)을 줄 수 있을지가 이번 주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overture | /ˈoʊvərtʃər/ | n. (협상·화해의) 제안, 접근 시도; (음악) 서곡 |
| broker | /ˈbroʊkər/ | v. (협상·거래를) 중재하다, 성사시키다; n. 중개인 |
| protracted | /prəˈtræktɪd/ | adj. 오래 끄는, 장기화된 |
| cede | /siːd/ | v. (영토·권리를) 양도하다, 넘겨주다 |
| impetus | /ˈɪmpɪtəs/ | n. 추진력, 자극, 원동력 |
세계의 시선이 호르무즈와 유가에 쏠린 사이, 이란 내부에서는 다른 숫자가 조용히 커져 왔습니다. 이란 인권단체 압도라흐만 부루만드 센터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이란의 사형 집행 건수는 916명에 이릅니다 — 8월 들어서만 15명입니다. 전쟁이라는 비상 국면은 종종 반대 세력을 억누르는(quell) 명분이 되곤 하지요. 봉쇄와 협상의 지정학 뒤편에서, 처형이라는 가장 가혹한(draconian) 형벌이 잇따라(spate) 집행되어 온 셈입니다.
이 급증에는 결이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상당수 사형이 공정한 절차나 관용(clemency)의 여지 없이 이뤄졌다고 보며, 개중에는 정치적 반대나 시위 참여를 이유로 한 처형, 그리고 전시(戰時)의 '보복(reprisal)'으로 읽히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916이라는 숫자는 통계표의 한 줄로 스쳐 지나가기 쉽지만, 그 하나하나가 이름과 사연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유가 차트가 오르내리는 동안에도, 이 무거운 계수기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reprisal | /rɪˈpraɪzl/ | n. 보복, 앙갚음 |
| quell | /kwɛl/ | v. (반란·불안을) 진압하다, 억누르다 |
| draconian | /drəˈkoʊniən/ | adj. 가혹한, 지나치게 엄한 |
| spate | /speɪt/ | n. (한꺼번에 쏟아지는) 다발, 잇단 발생; 급류 |
| clemency | /ˈklɛmənsi/ | n. (형벌의) 관용, 자비, 감형 |
| 단어 | 발음 | 뜻 |
|---|---|---|
| wisenheimer | [WAHY-zuhn-hahy-mer] | n. 잘난 척하며 빈정대는 사람, 아는 체하는 똑똑이 — Dictionary.com이 고른 오늘의 단어입니다. "지나치게 재치를 부려 얄미운 소리를 하는 사람(smart aleck)"을 가리키는 미국 구어로, 20세기 초에 만들어졌습니다. 어원이 재치 있는데, wise(똑똑한)에 독일계 성씨에 흔한 접미사 -heimer를 장난스레 붙여 '똑똑씨(氏)' 정도의 익살을 냈지요. "wise guy"와 통하지만, 눈치 없이 빈정대는 뉘앙스가 더 짙습니다. "Don't be such a wisenheimer(그렇게 잘난 척 좀 하지 마)." Dictionary.com |
| camber | [KAM-ber] | v./n. 가운데가 위로 솟다; (도로·보·비행기 날개의) 볼록한 만곡 — '휘다'라는 뜻의 라틴어 계열에서 온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17세기 초 영어에 들어왔습니다. 대표적 예가 도로의 camber — 한가운데를 살짝 볼록하게 만들어 빗물이 양옆으로 흘러내리게 하는 그 곡률이지요. 비행기 날개(airfoil)의 위아래 곡률 차, 자동차 바퀴가 위보다 아래를 더 벌려 세운 정렬(캠버)도 같은 단어로, 공학·건축에서 자주 쓰입니다. "The road's camber kept rainwater from pooling(도로의 볼록한 만곡이 빗물이 가운데 고이는 걸 막았다)." Word Daily |
| thrall | [thrawl] | n. 예속, 사로잡힘, 노예 상태 — 10세기 고대 영어 þræl('노예')에서 온 유서 깊은 단어입니다. 오늘날엔 주로 비유로, "누군가·무언가의 강한 지배력에 옴짝달싹 못 하고 사로잡힌 상태"를 뜻하지요. 흔히 in thrall to ~의 꼴로 쓰여, 어떤 매혹이나 권력 앞에 마음이 붙들린 모습을 그립니다. "held in thrall by her voice(그녀의 목소리에 사로잡혀)." Word Genius |
"이제 좀 제대로 하는군!"을 영어로 옛날식으로 말하면 Now you're cooking with gas!입니다. Word Smarts가 짚은 대로, 1940년대는 미국이 격변하던 시기였고 — 그때 생겨난 속어 중 상당수가 지금도 멀쩡히 쓰입니다. cooking with gas는 '일이 척척 잘 풀린다'는 뜻인데, 뜻밖에도 광고 카피에서 나왔습니다. 장작·석탄 화덕이 가스레인지로 바뀌던 시절, 미국가스협회(AGA)의 데크 훌게이트가 "가스로 요리한다 = 최신·최고"라는 뉘앙스로 만들어 밥 호프·잭 베니 같은 라디오 코미디언의 대본에 슬쩍 심어 유행시켰지요.
같은 시대의 단어들이 줄줄이 오늘까지 이어집니다. eager beaver(열심인 사람 → 극성스러운 노력파)는 2차 대전 신병 훈련장에서, gobbledygook(장황하고 뜬구름 잡는 관료체)은 1944년 텍사스 하원의원 모리 매버릭이 부하 직원에게 '허세 가득한 공문서 금지'를 명하며 만든 말입니다. pass the buck(책임을 떠넘기다)은 포커에서 딜러를 표시하던 사슴뿔 손잡이 칼(buck)에서 왔고, buzz(살짝 취한·들뜬 기분)와 영국 코크니에서 건너온 geezer(영감·사내)도 이 무렵 미국말에 자리 잡았지요. 낡아 보이는 표현 뒤에는 대개 그 시대의 생활상 — 부엌, 군대, 관공서, 도박판 — 이 화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이번 주 NYRB가 소개하는 책은, 만화가 대시 쇼(Dash Shaw)의 그래픽 노블 『헤엄치는 사람들처럼(Like Swimmers)』입니다. 이야기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여름, 리치먼드의 웹디자이너 매켄지가 아파트에서 남동생 하위의 시신을 발견하며 시작됩니다. 부검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 사인은 '은빛 총알(silver bullet)'. 시위와 팬데믹으로 마비된 경찰의 도움을 못 받자, 매켄지는 스스로 탐정이 되어 "누가 하위를 죽였나"라는 단순해 보이는 질문의 답을 좇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은 그녀에게만 단순합니다. 하위의 친구들은 그가 살해당한 게 맞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 "그냥 자살한 것 아니냐"고 되묻지요. 매켄지는 하위가 죽기 전 심부름을 해 주던 수수께끼의 인물 '이자'를 의심하며, 코로나 배달원 시절의 흔적부터 이자의 교수 남편이 벌인 음습한 술수까지 모든 실을 당겨 봅니다. Publishers Weekly는 이 작품을 "구로사와의 『라쇼몬』처럼, 단서가 쌓일수록 진실이 오히려 흐려지는(hazier) 후더닛"이라 평하며 별점 리뷰를 실었습니다. 『Blurry』로 호평받은 쇼가 화사한 채색으로 상실과 재난, 그리고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정말로 아는가"라는 질문을 풀어낸, 빠르게 읽히지만 오래 남는 미스터리입니다.
할머니의 비법 쿠키 한 입이 수십 년 전 그 부엌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All Healthy가 소개한 USC(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는 '음식 기억'이 유독 생생하고 잘 지워지지 않는 까닭을 미주신경(vagus nerve)에서 찾습니다. 미주신경은 장(腸)과 뇌를 잇는 주 통신선인데 — 연구진이 쥐가 먹이를 먹는 동안 뇌 활동을 추적했더니, 영양가 있는 음식이 기억 형성과 관련된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뇌의 기억 중추로 향하는 신경에서 끌어올렸습니다. 반대로 미주신경의 소통을 끊자 그 상승이 사라졌고, 쥐들은 먹이를 어디서 찾았는지 잘 기억하지 못했지요. 몸이 자신을 이롭게 한 음식을 '기억으로 보상'하는 셈입니다.
다만 연구진은 신중한 단서를 답니다 — 이건 쥐 실험이라 사람에게 같은 경로가 작동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고, 흥미롭게도 '정크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이 연결이 시간이 갈수록 약해졌다'는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같은 호(號)에서 All Healthy는 '설탕은 무조건 악(惡)인가'라는 과장에 제동을 걸며 "진실은 좀 더 미묘하다"고 짚었고, 머리가 복잡할 때 몸의 감각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훑는 바디 스캔(body scan) 명상을 잠들기 전 이완 의식으로 권합니다. 잘 먹은 한 끼가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이 다시 나를 돌보는 습관이 되는 — 몸과 마음이 이어진 하루의 리듬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