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속에, 삼키기 어려운 조항 하나가 심겼습니다. 월요일 재러드 쿠슈너와 네타냐후가 예루살렘에서 다시 마주 앉았습니다 — 이스라엘이 트럼프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내놓은 15개 항 로드맵을 이미 거부한 상태였지요. 그 로드맵은 하마스가 점진적으로 무기를 내주고(cede) 가자 통치를 국제기구에 넘기면, 이스라엘이 철군하는 그림이었습니다. 이날 두 사람은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미군 장성이 감독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정작 이스라엘이 얻어낸 조항은 따로 있었습니다 — 하마스가 회담 전 가장 경계하던 바로 그 대목이지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어떤 의무도 이행할 필요가 없다"는 조건을 확보했습니다. 중동 분석가 무인 라바니는 이를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조건을 끼워 넣어 합의에 독배(poison pill)를 던진 것"이라 꼬집었지요. 표면상(ostensible)으로는 진전처럼 보이나, 이행의 문턱을 사실상 넘을 수 없게(insurmountable) 올려놓은 셈입니다. 쿠슈너가 중재(broker)한 이 그림에서, 이스라엘의 철군은 하마스의 선(先)무장해제라는 조건에 온전히 매인(contingent) 채로 남았습니다 — 서로가 상대의 선(先)이행을 요구하는 익숙한 교착이, 이번엔 '누구도 열 수 없는 자물쇠'의 모양으로 다시 놓인 것입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contingent | /kənˈtɪndʒənt/ | adj. (…에) 달린, 조건부의; 우발적인 |
| insurmountable | /ˌɪnsərˈmaʊntəbəl/ | adj. 극복할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
| cede | /siːd/ | v. (권리·영토를) 양도하다, 내주다 |
| ostensible | /ɒˈstɛnsɪbəl/ | adj. 표면상의, 겉으로 내세운 |
| broker | /ˈbroʊkər/ | v. (협상을) 중재하다, 성사시키다 |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한 번 문을 닫았습니다. 재심 청구를 한 문장짜리 명령으로 퇴짜 놓으며(rebuff) — 반대 의견도, 이유도 없이 — 작가 E. 진 캐럴에게 물어 준 500만 달러 평결을 그대로 확정했지요. 2023년 배심은 트럼프가 1990년대 중반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캐럴을 성추행해 법적 책임이 있으며(liable), 이후 공개 발언으로 그를 명예훼손(defamation)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지난 6월 대법원이 그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결정을, 다시 뒤집어 달라던 요청이 이렇게 막힌 것입니다.
이로써 트럼프에게 남은 법적 의지처(recourse)는 사라졌습니다 — 이 민사 평결의 영역에서 스스로 결백을 입증할(exonerate) 길이 닫힌 셈이지요. 다만 싸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별개의 8,330만 달러 명예훼손 배상 판결을 두고, 그의 변호인단은 '대통령 면책'을 내세워 여전히 다투고 있습니다. 책임을 인정한 평결 자체는 굳어졌으나, 그 청구서의 최종 액수를 둘러싼 공방은 아직 한 겹 더 남아 있는 셈입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rebuff | /rɪˈbʌf/ | v. 퇴짜 놓다, 거절하다; n. 냉대 |
| liable | /ˈlaɪəbəl/ | adj. 법적 책임이 있는; …하기 쉬운 |
| recourse | /ˈriːkɔːrs/ | n. 의지(할 수단), 기댈 방편 |
| exonerate | /ɪɡˈzɒnəreɪt/ | v. 무죄를 입증하다, 혐의를 벗기다 |
| defamation | /ˌdɛfəˈmeɪʃən/ | n. 명예훼손, 중상 |
올해 시장을 끌어올린 바로 그 반도체가, 하루 만에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화요일 뉴욕 증시는 아래로 미끄러졌습니다 — 나스닥이 약 −1.3%로 낙폭을 이끌었고, S&P 500은 약 −0.6%, 다우는 약 −0.2%로 마감했지요. 방아쇠는 칩 랠리의 궤멸적 급락(rout)이었습니다. 널리 쓰이는 반도체 지수가 하루에만 −5.5% 무너졌고, 엔비디아와 캐터필러가 다우의 하락을 나란히 주도했지요. 한 해 내내 가장 뜨거웠던 코너가, 가장 차갑게 식은 하루였습니다.
배경엔 채권시장의 경고음이 있습니다. 미 3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33%를 웃돌며 19년 만의 최고로 뛰어올랐지요 — 재정 방만(profligacy)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겹친 결과입니다. 투자자들은 부쩍 겁을 먹었고(skittish), 물가의 망령(specter)이 다시 어른거립니다. 시장의 선행지표(bellwether) 노릇을 해 온 반도체가 흔들리자, '이 강세장은 어디까지 실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가장 높이 오른 밸류에이션이 가장 먼저 흔들린다는 오래된 이치의 재확인이지요.
| 단어 | 발음 | 뜻 |
|---|---|---|
| rout | /raʊt/ | n. 궤멸, 완패; (시세의) 급락; v. 참패시키다 |
| profligacy | /ˈprɒflɪɡəsi/ | n. (재정) 방만, 낭비, 헤픔 |
| skittish | /ˈskɪtɪʃ/ | adj. 겁 많은, (쉽게) 불안해하는, 변덕스러운 |
| specter | /ˈspɛktər/ | n. 망령, 유령; (불길한) 그림자 |
| bellwether | /ˈbɛlˌwɛðər/ | n. 선행지표, (변화를 앞서 보여 주는) 주도주·풍향계 |
예고됐던 청구서가, 오늘 실제로 날아듭니다. 8월 19일, 미국의 50% 관세가 캐나다산 수입품에 발효됩니다 — 트럼프가 1930년 관세법 338조(Section 338)를 꺼내 부과한(levy) 조치이지요. 무엇보다 날카로운 대목은, USMCA(미·멕·캐 협정)를 준수하는 품목에조차 예외를 두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2020년 협정이 보장하던 면제(exempt)의 우산이 통째로 걷힌 셈입니다. 와인·하키스틱·시멘트·자동차·유제품까지, 수백 개 품목이 한꺼번에 사정권에 들었습니다.
다만 이 조치에는 30일의 협상 창(窓)이 딸려 있어, 세율이 온전히 적용되기까지 짧은 유예(reprieve)가 남았습니다. 카니 총리는 회담을 "긴장되고 미묘한(delicate) 국면"이라 표현하며, 자동차 관세에는 맞대응하겠다고 벼렸지요. 결국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서로가 내밀 양보(concession)의 크기입니다 — 일방적(unilateral) 부과라는 강수(强手)가 실제 세금으로 굳기 전에, 워싱턴과 오타와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 그 답에 따라, 두 이웃의 오랜 무역 질서가 한 계단 더 흔들릴지가 결정됩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levy | /ˈlɛvi/ | v. (세금·관세를) 부과하다; n. 부과금 |
| exempt | /ɪɡˈzɛmpt/ | v. 면제하다; adj. 면제되는 |
| reprieve | /rɪˈpriːv/ | n. 유예, (집행) 연기; 일시적 모면 |
| concession | /kənˈsɛʃən/ | n. 양보, 양여; (사업) 이권 |
| unilateral | /ˌjuːnɪˈlætərəl/ | adj. 일방적인, 한쪽만의 |
시한이 지나자, 테헤란은 방패를 내려놓고 칼을 빼 들었습니다. 지난 6월 서명한 60일 양해각서(MOU)의 시한이 끝났고, 기자들이 "연장할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는 "아니오"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자 이란은 방어에서 공세로 자세를 바꿨지요 —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테헤란은 이제 '완전한 공세(fully offensive)' 태세이며, 외교가 무너지면 미국의 해상 봉쇄를 깨기 위해 '시의적절하고 정밀한' 타격에 나설 것"이라 밝혔습니다. 벌써 여섯 달째로 접어든 소모전(attrition)이, 협상 테이블이 아니라 호르무즈의 물길 위에서 다시 달아오릅니다.
트럼프는 오만을 향해 폭격까지 위협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고, 이란은 호르무즈 통항 방식과 동결 자산 문제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양측이 최후통첩(ultimatum)을 주고받는 벼랑끝 전술(brinkmanship)로 치닫는 형국이지요 — 세계 원유·가스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이 좁은 해협에서, 한쪽의 호전적(bellicose) 언사가 다른 쪽의 보복(reprisal)을 부르는 악순환입니다. 달력의 숫자는 지나갔지만, 협상의 물꼬는 여전히 막힌 채 — 여름의 끝이 위태롭게 저물고 있습니다.
| 단어 | 발음 | 뜻 |
|---|---|---|
| bellicose | /ˈbɛlɪkoʊs/ | adj. 호전적인, 싸우려 드는 |
| reprisal | /rɪˈpraɪzəl/ | n. 보복, 앙갚음, 보복 행위 |
| attrition | /əˈtrɪʃən/ | n. 소모, 소모전; (인력의) 자연 감소 |
| brinkmanship | /ˈbrɪŋkmənʃɪp/ | n. 벼랑끝 전술, 극한 대치 전략 |
| ultimatum | /ˌʌltɪˈmeɪtəm/ | n. 최후통첩 |
| 단어 | 발음 | 뜻 |
|---|---|---|
| small beer | [smawl beer] | n. 사소한 것, 하찮은 일 — Dictionary.com이 고른 오늘의 표현입니다. 본래 알코올 도수가 낮은 '묽은 맥주'를 뜻하다가, 비유적으로 '대수롭지 않은 것'을 가리키게 됐지요. 대단한 무엇에 견주어 '별것 아니다'라고 낮춰 말할 때 쓰입니다. "To a company that size, a million-dollar loss is small beer(그만한 규모의 회사에 100만 달러 손실쯤은 그저 사소한 일이다)." Dictionary.com |
| appropinquate | [uh-PROP-in-kweyt] | v. 접근하다, 다가가다 — Word Daily가 고른 단어입니다. 라틴어 ad-('…을 향해')와 propinquō('가까이 가다')가 합쳐진 17세기 중반의 말이지요. 한마디로 approach의 한껏 격식 차린(입에 잘 붙지 않는) 동의어입니다. "It looks like the storm might appropinquate the coast by tomorrow morning(폭풍이 내일 아침이면 해안에 다다를 듯하다)." Word Daily |
| eventuate | [ih-VEN-choo-eyt] | v. 결국 …이 되다, 결과로서 일어나다 — Word Genius가 고른 단어입니다. 라틴어에 뿌리를 둔 17세기 단어로, event(결과·사건)와 한집안이지요. 어떤 과정이 '마침내 어떤 결말로 귀결됨'을 가리킵니다. "Months of quiet negotiation eventuated in a lasting truce(여러 달의 조용한 협상이 마침내 항구적 휴전으로 이어졌다)." Word Genius |
오늘 NYRB가 보낸 것은 서평이 아니라, 언어 애호가를 위한 선물 목록이었습니다 — '리더스 카탈로그(The Reader's Catalog)'. 그 첫머리를 장식한 것은 League of the Lexicon이라는 문학 퀴즈 게임이지요. 언어학자와 사전편찬자들이 벼려 낸 2,000개의 문항이 어원·고어(古語)·용법·낱말 상식까지 언어의 구석구석을 헤집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박식한 친구나 퀴즈광에게 완벽한 선물"이라 추어올렸고, 멘사(Mensa)의 2023년 추천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카탈로그 머리에는 프랭클린 P. 존스의 재담이 걸려 있었지요 — "얇은 얼음을 지치다가 뜨거운 물에 빠질 수도 있는, 참으로 기묘한 언어의 세계다(It's a strange world of language in which skating on thin ice can get you in hot water)."
같은 목록에는 The Language-Lover's Lexipedia도 있었습니다 — 같은 팀이 만든 이 책을 두고, 『드라이어의 영어(Dreyer's English)』로 이름난 벤저민 드라이어는 "놀랍도록, 중독적으로 즐겁다"고 적었지요. 옥스퍼드 보들리언 도서관의 "정숙하세요(silence please)" 문구를 새긴 머그, 코넬 조류학연구소가 되살려 낸 '뒷마당 새소리 도감', 그리고 모네의 수련·반 고흐의 해바라기·프리다 칼로의 수박을 옮긴 실크 스카프까지 — 낱말과 책을 아끼는 마음이 고를 법한 물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의 어휘 브리핑과도 썩 잘 어울리는, 언어를 사랑하는 이의 서가와 책상 풍경입니다.